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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리이야기

허당선생의 사주 상담일지1 - 결혼 못 하는 여자 사주(feat. 관이 없는 여자)

내담자 : “저는 언제 쯤 결혼을 하게 될까요? 다른 곳에서 사주를 보니 남편 운이 없다고 헤요...”

 

핸드폰 만세력 앱을 켜고 내담자의 사주를 살펴본다.

여자에게 남편에 해당하는 육친인 관이 하나도 없다.

많은 철학관에서 이런 경우 남편 복이 없다고 말한다.

왜 그렇게 말했는지 이해는 가지만 너무 얕은 명리 지식으로 내담자를 실망시키는 사주상담가들이 아직도 많다는 생각에 속으로 한숨을 내쉰다.

관이 많으면 그만큼 남자가 많이 꼬이게 되는 것은 사실이니...

 

내담자 : “근데 저는 사실 딸이 있어요. 돌싱이거든요.”

 

그녀는 돌싱이라는 단어를 오히려 힘주어 당당하게 말하는 듯 했다.

결혼 후 50% 가까운 커플이 이혼하는 현대 사회에서 이제 더 이상 돌싱은 감춰야하는 치부가 아니다.

물론 자랑할 거리도 아니지만... 남녀 사이 성격이 안 맞으면 빨리 갈라서서 자신의 행복을 찾아 나서는 세상이다.

그녀의 과거에서 대운 지지에 관운이 들어오면서 세운이 일지의 식상관과 합을 하는 시기가 눈에 확 들어온다.

20살 중반...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교에 진학하지 않고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의지할 곳을 찾고 싶어 했을 것이다.

사주에 관운과 인성이 없는 것을 보니 집안이 불안정 했을 것이고, 하루라도 빨리 가정을 꾸리고 안착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없는 것을 급하게 추구하다보면 탈이 나기 마련이라,

결국 남편의 강한 성격을 견뎌내지 못하고 이혼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허당 : “꼭 결혼을 다시 하고 싶나요?”

 

지긋이 그녀를 바라보며 묻는다.

관운이 없는 여성도 세운의 결합으로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다.

관이 없어서 결혼 운이 없다고 치면, 관이 없는 여자, 재가 없는 남자는 모두 싱글이어야 한다.

말도 안 돼는 얘기다.

 

내담자 : “좋은 사람을 만나 다시 해도 나쁠 건 없는데... 꼭 결혼을 한다기 보다 우선 남자를 만나고 싶어요.”

 

이제야 그녀가 속마음을 조금씩 터놓는다.

혼란의 시기...

올해 그녀의 사주에 딱 어울리는 수식어다.

그녀는 지금 외롭다.

 

허당 : “결혼 같은 건 생각하지 말고 우선 아무나 만나 봐요.”

 

내 제안에 그녀는 살짝 당황한 듯하다.

결혼하게 될 시기를 물었는데, 답은 안 해주고 아무나 만나라니...

 

허당 : “한 번 경험해 봐서 알겠지만, 본인은 구속받는 삶을 견디기 힘들어요.”

 

사주상담가로써의 자질을 의심받을까봐 나 또한 빠르게 말을 이어간다.

 

허당 : “남자 운이 없는 것은 아니니 누굴 만나는 것은 괜찮아요. 다만 사주에 나타난 본인 성격을 보니, 결혼을 고집하는 것 보다는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지내는 것이 나을 거예요. 결혼도 행복하려고 하는 건데, 결혼 하고 행복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잖아요. 더구나 결혼 상대만을 찾다보면 연애를 시작하기도 힘들어집니다.”

 

그녀의 얼굴에 약간의 화색이 드러난다.

그 동안 본인을 결혼이라는 틀에 억매고 있었다는 것을 때달은 것이다.

사주상담가는 내담자가 원하는 답만을 단답형으로 알려주는 점쟁이가 아니다.

글자 그대로 내담자의 형편과 심리 상태를 읽고, 길을 비춰주는 길잡이가 되어야 한다.